- 서울역 앞이다. 어제 내린 비로 철로는 마치 탬에서 방류되는 폭포수 처럼 흘러 내리고 있다. 가던 길을 가던 중 순간적으로 어께에 멘 가방이 살짝 출렁거렸다. 두 세걸음 걷다 가방이 가벼워진 것을 느꼈다. 가방을 열어보니 비어있었다. '아니 이게 무슨'. 주변을 살펴보니 한 (조금 나이들어보이는) 남자가 노상판매 부스안에서 유리문으로 나를 지켜보고 있다. 순간 소매치기라고 생각하고 그 남자를 향에 부스안으로 들어갔다. '내 물건 돌려주세요'. 남자는 그냥 웃고만 있다. 다른 남자가 부스안으로 들어왔다. 상황을 보더니, '바꿔치기 당했구만'한다. 그러더니 내가 벗어놓은 가방에 손을 살짝 넣었다 빼었다. '가방 봐봐'. 가방안에는 부스에서 파는 과자들이 잔뜩 들어있었다.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상황이었다. 내가 보고 있는와중에 가방안에 과자를 채워넣다니. 손엔 분명히 아무것도 없었는데. 경찰을 불러 해결할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이 들었다. 나는 돌려달라는 말만 반복할 수 밖에 없었다. '돌려주세요'
- 오늘은 사내에서 가장 큰 회의실에서 프로젝트 관계 팀들이 모여 회식을 하기로 한 날이다. 아직 퇴근 2시간 전 인데 한 팀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있다. 마침 주문한 음식들도 배달이 되고 있다. 회의실 안쪽에 앉아있는데 타 부서 팀장이 나에게 다가왔다. '문자가 저에게 잘못온거 같은데 전달드릴께요'라고 말하고는 문자 하나를 보내줬다. 어쩌구 저쩌구 문자를 봤던거 같은데 자리에서 일어나보니 기억이 안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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